<성 명 서>
통영시와 통영연극예술축제위원회는
김구선생에 의해 친일파로 분류된 동랑 유치진과 친일논란에 있는 청마 유치환에 대한 기념사업을 전면 중단하여
현ㆍ미래세대에게 올바른 역사관과 민족정기를 심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지난 4월 초, 통영연극예술축제 행사를 주관해오던 통영연극협회와 극단 벅수골에서, 통영시의 축제지원금이 대폭 삭감되자 축제지원금과 함께 사회단체보조금을 반납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우리는 이러한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면서, 한편으론 무거운 마음으로 연극제를 되짚어 보며 그동안 철저히 외면되어 온 역사적 문제점을 제기하고자 한다.
그동안 시민사회에서 동랑 유치진의 친일행적을 지적하며 기념사업에 대한 혈세지원의 부당함을 강조하며 지원중단을 요구해왔으나, 2008년 통영시와 통영 연극계에서는 또 다시 동랑희곡상을 제정하고 전국연극제를 개최하여 친일반민족행위자인 유치진을 기리는 사업에 혈세를 쏟는 몰역사적 행사를 지금껏 개최해왔다.
주지하다시피, 유치진은 일제 강점기 한일 합병을 열망하는 작품 ‘흑룡강’(1941)을, 친일의 선봉에 섰던 이용구를 찬양한 작품 ‘북진대’(1942)를 발표하였으며, 친일관변연극제인 제1회 연극경연대회에 ‘대추나무’로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대표적인 친일반민족행위자로 판명되어, 1948년 김구 선생의 지시로 작성된 ‘친일파 263인’의 명단에 일찍이 이름을 올렸고, 1992년 민족문제연구소에서 펴낸 ‘친일파 99인’에도 그 이름을 올렸으며,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에서 펴낸『친일인명사전』에도 그 이름이 올려 진 대표적인 친일문학인이다.
이렇게 역사적 평가가 결정되어진 친일반민족행위자에 대해 통영시와 통영연극예술축제위원회는 또 다시 유치진이라는 친일망령을 들고 나와 혈세를 들여 기념함으로써, 자라나는 미래세대와 현세대에게 왜곡된 역사관을 심어주게 되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민족의 정기와 혼을 무참히 짓밟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고 할 것이다.
또한, 동랑의 동생 청마 유치환을 기리는 기념사업도 전면 중단되어야 할 것이다. 유치환 역시 학도병 지원을 촉구하는 [전야], 일제의 대동아공영권수립을 축원하는 [북두성] 등의 친일시를 발표하였고, 일제를 노골적으로 찬양하는 산문 [대동아전쟁과 문필가의 각오]를 발표하였으며, 친일세력을 확대하고 반일세력을 진압하기 위해 조직된 최대의 친일단체 <만주협화회>에서 근무하였고, 그 산하기구인 <연수원가신흥농회>에서 총무를 맡아 경제적 약탈기구의 주구로 일제와 협력한 인물로 드러났다.
유치환은 1차로 발간된 친일인명사전 명단에 들어가 있지 않으나, 앞으로 추가 발간될 친일인명사전-보유편에 반영될 예정으로 있는 인물로, 명단에서 제외된 것이 마치 친일에 대한 면죄부를 준 것 마냥 인식하는 것은 기념사업에 혈안이 되어있는 사람들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이미 민족문제연구소에서 2009년 12월 공문을 보내 이러한 사실을 통영시와 통영시의회에 알려 청마문학상 운영조례 제정을 철회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통영시와 통영시의회는 청마문학상을 제정하여 일방적 찬양위주의 기념사업을 강행해 오고 있다.
역사적 사실이 이 지경임에도 우리는 통영시장과 통영시의회의 역사관이 도대체 어떠한 지 묻고 싶을 따름이다. 그 어떠한 명작을 남겼더라도 그것이 조국과 민족을 배반한 위에서 써진 것이라면 그것은 결코 명작으로 대우를 받을 수 없음을, 설사 독립운동을 했다하더라도 단 한건의 친일혐의가 드러나면 국가서훈이 취소된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통영시와 통영시의회, 그리고 통영연극예술축제위원회는 뼈아프게 새겨야 할 것이다.
지난 3월 30일,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엄청난 재해로 일본국민은 물론 전 세계를 핵공포의 충격에 빠트린 일본이 그 와중에도 중학교 새검정교과서 승인을 단행했다. 이제 마지막으로 한 교과서에 남아있던 일본군‘위안부’용어가 완전 사라지고, 일제침략전쟁이 해방전쟁이라고 미화하며 독도를 자신의 영토라며 대한민국이 무담 점유하고 있다고 기술된 새교과서로 일본 학생들이 교육받을 것이다. 이에 200억이 넘는 최대의 인도적 성금모금을 하고 있던 이웃나라 대한민국 국민에게 찬물을 끼얹은 일본정부에 대해 온 국민이 다시 분노하고 있다. 가해국 일본이 이렇게 역사를 거스르고 있는 지금, 피해국인 우리 사회는 자신의 영달과 안위를 위해 조국과 민족을 배반한 이들을 지금껏 위인이라고 교육하고 혈세를 부어 기념하고 있는 이 마당에 과연 우리사회는 일본정부만 나무랄 자격이 있는가!
우리는 그동안 열악한 여건에서도 통영 연극의 맥을 혼신의 힘을 다해 오랜 세월동안 이어온 지역 연극인들에게 존경의 마음과 함께 지금도 경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열정으로 축적된 빛나는 역량들이 반역사성을 담은 연극제로 인해 빛을 바래는 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통영연극예술축제의 사업비가 반납된 지금의 시점에서, 통영시와 통영연극예술축제위원회가 올바른 역사 인식을 통해, 자라나는 미래세대와 현세대에게 바른 역사인식과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는 진정한 연극축제로 거듭나기를 간곡히 요청하는 바이다. 예향의 도시 통영은 왜침으로부터 나라와 민중을 지키고자 했던 성지의 한 가운데 있는 곳이다. 독립과 자존을 지키고자했던 선열들의 정신을 우리는 친일잔재를 온전히 떨침으로써 이어가야 할 것이다.
“혼이 없는 사람이 시체이듯이 혼이 없는 민족은 죽은 민족이다. 역사는 꾸며서도 과장해서도 안 되며 진실만을 밝혀서 혼의 양식으로 삼아야한다”
평생을 친일청산에 몸 바친 故 임종국 선생께서 남기신 말, 통영시와 통영시의회, 통영연극예술축제위원회는 가슴깊이 새겨 더 이상 유치진, 유치환의 친일망령이 되살아나지 않도록 기념사업의 즉각적이고도 전면적인 중단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경술국치101년, 삼일절92주년, 해방66년 2011년 5월 2일
올바른친일청산을위한통영시민연대
(민족문제연구소통영시민모임, 민주노총거제지부통영연락소,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통영거제시민모임, 통영여성장애인연대, 통영진보연합(준))
기사최종편집일: 2024-05-11 06:4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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