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 갇혀있는 통영의 딸 ‘신숙자’씨 모녀의 구출서명운동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통영의 아들이며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선생이 친북인사로 도마에 올라 곤욕을 치뤄고 있다.
통영 현대교회의 방모 목사가 지난 5월 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통영 인평동)에서 통영의 딸 신숙자 모녀를 정치범수용소인 ‘요덕수용소’에서 구출하자며 사진전을 개최하고 서명운동에 돌입하면서 윤이상 선생이 이들 가족을 입북케 권유했다고 주장해 물의를 빚고 있다.
그 이후 중앙일간지와 방송에서도 정치범수용소에 감금돼 있는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는 보도와 함께 윤이상 선생의 입북 권유와 ‘동백림사건’이 거론되자 통영예총과 통영국제음악제에서는 더 이상 진실이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해 18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해명에 나섰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용문 통영예총 사무국장은 ‘또 다시 상처받는 용, 윤이상을 생각하며’라는 기자회견문에서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 선생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으로 인해 고인이 된 한 예술가의 명예와 그의 고향인 예향 통영이 심대한 흠집을 입는 것을 그대로 지켜볼 수만은 없어 이에 한 목소리로 진실을 알리고자 한다”고 성명서 발표이유를 밝혔다.
유 국장은 “ 윤이상 선생은 분단이데올로기로 인해 비운의 생애를 살다 가셨다. 선생은 1967년 동베를린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받아 옥고를 치렀고 독일로 귀화하여 끝내 조국의 품에 안기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동베를린 사건은 2006년 1월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에서 1967년 6월 8일 부정총선 규탄 시위를 잠재우기 위해 정치적으로 이용된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조국은 선생에게 슬픔을 주었지만 선생의 음악 속에는 절절한 조국애가 녹아있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우리는 이 일을 소모적인 진실게임으로 몰아가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역사 인물을 자신들의 목적에 따라 폄훼하고 재단하는 일을 종종 보아왔다. 그것도 선생의 고향 통영에서 발단된 것이 통탄할 일이다. 한낮의 태양이 구름에 가려져 있다고 밤이 온 것이 아니다. 우리는 선생이 작성한 ‘오길남 사건과 나’ 전문을 기꺼이 공개할 용의가 있다. 상처 입은 용 윤이상 선생에게 후대의 사람들이 또 다른 먹물로 덧칠 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김홍종 통영예총회장은 “통영의 딸을 살리는데 모두가 앞장서야 한다. 그러나 통영의 딸을 살리려다 통영의 아들을 죽이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며, 현대음악의 거장에 대해 진실이 왜곡되고 있는 것을 안타까와 했다.
이용민 통영국제음악제 사무국장은 “명예훼손과 정정보도 등 앞으로 법적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며, 이런 조치없이 진실이 밝혀지고 제대로 알려졌으며 좋겠다”며 법적 대응은 최후의 보류이므로 상황을 보고 신중하게 고려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이례적으로 오길남과의 관계에 대해 해명한 윤이상 선생의 친필을 공개해 오길남의 저서와 말이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