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8번째로 만들어진 통영RCE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사무국장을 해임했다.
통영시지속가능발전교육재단(이하 통영RCE)는 예산삭감, 직원퇴사 등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사무국장이 해임돼 논란이 되고 있다.
2021년 말 구성된 통영RCE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진의장 전 시장)는 통영RCE 박은경 이사장에게 성병원 사무국장 징계위원회 소집을 요구해 1월 8일 징계위를 열고 4명의 위원이 비공개 토론을 벌인 끝에 사무국장 해임을 결정했다.
여기서 의문스러운 점은 정식 이사회가 있는데 왜 비대위를 구성했는가이다. 원래 비상대책위원회라는 것은 이사회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을 때 극단적인 기구이다. 그런데 이사회도 존재하고 이사장도 존재하는 마당에 비대위가 만들어졌다? 참 이상한 일이다.
여기에 대해 박은경 이사장이 사직의사를 밝혀 비대위가 구성됐다고 설명하는 위원이 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비대위 구성의 명분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사장이 사직한다고 해도 이사회에서 결정하면 될 일을 왜 비대위를 만들어야 했는가이다.
박은경 이사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이사장은 사직의사가 있었으나, 사직서는 제출하지 않았고 현재 사직의사에 대해 결정한 바 없다고 밝혔다.
비대위가 구성되면서 이사회의 기능에 대한 의점이 생긴다. 비대위가 구성됐으면 이사회가 해체돼야 하지만 비대위와 이사회가 공존하고 있어 향후 결정을 누가 해야 하는가?
상식적으로는 비대위가 구성됐으므로 이사회의 기능과 역할은 없어진 것이라고 판단된다. 다시 말해 모든 권한을 3명의 비대위원들이 행사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비대위도 있고 이사회도 있고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사무국장의 해임이 정당했느냐는 차치하고 비대위 구성과 징계 요구에 대해 절차를 위반했다는 주장이 있다. 징계 요구는 당연직 상임이사인 통영시 행정복지국장이 요구하도록 통영RCE 정관에 있다는 것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절차를 위반한 것이 맞으므로 징계위 결정이 무위로 돌아가는 것이다. 또한 상임이사는 징계위의 결정을 반려할 수도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으므로 사무국장 해임은 상임이사에게 달려있는 셈이다.
1월 18일 통영RCE 징계위원회의 사무국장 해임건은 상임이사인 성명만 통영시 행정복지국장이 반려했다. 성 상임이사는 자신이 징계요구권한이 있는데도 자신도 모르는 징계위원회 개최 및 결정은 반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앞서 1월 4일 비대위가 성병원 사무국장에게 전달한 징계사유는 △미션과 비젼의 부재로 인한 직원들의 혼란과 혼돈 △사무국장에 대한 불만이나 직장내 괴롭힘이 있었는지 여부 △ESD교육 중단에 대한 책임 △직장내 팀간 불화에 대한 방치 △유네스코 카테고리2의 진입을 위한 업무 추진시 발생한 갈등과 무산 △이사장에 대한 해임의 고의가 있었는지 △조직진단의 정상화 방안에 따른 조치가 있었는지 여부 △징벌적 예산삭감에 대한 책임 등 8개 항목이다.
이에 대해 성병원 사무국장은 8가지 사유에 대해 반박했다.
먼저 △미션과 비젼의 부재로 인한 직원들의 혼란과 혼돈에 대해서는 용역결과를 토대로 미션과 비전을 설정해 정기이사회에 상정했으나 이사장이 폐기했다고 주장했다.
△사무국장에 대한 불만이나 직장내 괴롭힘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의 2개월간의 조사 끝에 직장내 괴롭힘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사건이라고 말했다.
△징벌적 예산삭감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는 이사장과 통영시, 이사장과 시의회간의 소통부재를 주이유로 들었지만 자신은 자원봉사자라는 이유만으로 소통은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나타내 시의회에서 예산을 삭감한 것을 모든 책임을 사무국장에게 돌린 점에 억울해 했다.
한편, 박은경 이사장은 17년동안 통영RCE를 맡아 지속가능발전교육을 반석에 올려놓은 공은 인정하지만 공조직에 종신직처럼 있다보니 조직에 활력이 없고, 택시,호떡,개인차량주유이용 등 법인카드의 사적사용 등으로 감사에 지적된 점, 개인위주로 사람이 편성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예산을 지원하는 통영시와의 마찰이 일게 됐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통영RCE 사무국에 따르면, 무보수 이사장은 매월 40만원의 현금 판공비를 지급받고 있으며, 연간 2천만원 한도의 법인카드를 4~5백만원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영RCE의 존재가치를 생각할 때 하루빨리 정상화돼 통영발전에 기여하는 단체로 거듭나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새술을 새부대에 담아라’는 말처럼 이사장, 이사, 사무국장은 현재 침몰위기의 통영RCE를 위해 모두 사퇴하고 새로운 인재들을 뽑아 제2의 통영RCE로 도약할 수 있도록 모든 개인적인 이익과 이해관계를 버리고 새로운 사람에게 넘겨주는 것이 올바른 판단이라 생각한다.
만약 통영RCE의 내홍이 지속되고 통영RCE가 해체라도 된다면 누군들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묻고 싶다.
아무쪼록 모든 관계자들이 현명한 판단으로 통영RCE의 존재이유를 저버리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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