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통영국제음악제 폐막

‘변화하는 현실(Changing Reality)’ 주제
뉴스일자: 2021년04월05일 17시25분


‘변화하는 현실(Changing Reality)’을 주제로 3월 26일부터 4월 4일까지 열린 2021 통영국제음악제가 열흘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년만에 열린 이번 음악제의 평균 좌석점유율은 92%로, 20개 공연 중 13개 공연이 일찍이 매진되었으며 공연 직전까지도 표를 구하려고 애쓰는 관객들의 문의가 줄을 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예견하듯 통영국재음악재단은 코로나19로 인해 지친 일상에 위로를 전하고자 전 공연의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했고 관내 주요 거점 2곳에도 300인치 스크린을 설치하여 시민들이 음악당을 찾지 않고도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결국 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들은 높은 수준의 음향과 화질로 공연장을 찾지 못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2021 통영국제음악제는 개막공연 협연자 변경, 부산시립교향악단 공연 취소,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부상으로 인한 공연 취소 등 예기치 못한 변수로 인해 쉽지 않은 여정이었음에도 대한민국 클래식의 위상을 보여줄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던 해외 아티스트 참여 공백을 국내 최정상급 아티스트들로 다채롭게 구성하고, 비록 적은 숫자이나 뛰어난 해외 아티스트들이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2주간의 자가격리를 감수하면서 음악제 무대에 올랐다. 김봄소리, 김유빈, 김다솔, 김태형, 박종해, 윤홍천, 김주원, 한예리, 정미조, 김택수, 백주영, 이진상, 이강호, 심준호, 이한나, 임선혜, 박종민, 이승원, 아벨콰르텟, 앙상블 아인스, TIMF앙상블, 대전시립합창단, 이날치 등 다양한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 및 단체와 크리스티안 바스케스, 카미유 토마, 사샤 괴첼, 파벨 콜가틴, 로버트 첸 등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이 빚어낸 훌륭한 시너지에 관객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크리스티안 바스케스가 이끄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와 함께 시작을 알렸고, 바스케스의 지휘봉 아래 73명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윤이상의 ‘서주와 추상’,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5번, 김봄소리 협연의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통해 평화와 희망의 긍정적 메시지를 전했다. 김봄소리는 대체 협연자로 나서 유감 없는 기량을 보여주었으며, 이후 리사이틀에서도 활력넘치는 무대 매너와 연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전날 첼로 리사이틀로 열정적인 무대를 보여주며 한국 관객들과의 성공적인 첫 만남을 가진 첼리스트 카미유 토마는 28일 한 차례 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지휘: 크리스티안 바스케스)와 파질 사이의 첼로 협주곡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 아시아 초연으로 무대에 올랐고, 뒤이어 오케스트라의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8번’ 연주에 오랜 시간 무대를 기다려왔던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하였다. 당일 앙코르로 준비되었던 마르케스의 단손 제2번은 고통스런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있는 그대로 축제 분위기를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또 한가지 눈여겨볼 만한 연주는 피아니스트 4인 4색 마라톤 콘서트였다. 저마다의 고유한 스타일로 훌륭한 피아니시즘을 펼치고 있는 4명의 피아니스트들이 피아노 배틀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열기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다양한 개성과 스타일을 한 무대에서 접할 수 있었던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기획으로 관객의 큰 호응을 얻었으며, 공연이 진행되었던 170분 동안 재단 공식 채널을 통한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 조회수는 3,500명 이상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한편 ‘어디서도 보지 못한 예술 장르’라는 새로운 시도로 주목 받은 ‘디어 루나’는 발레리나 김주원이 예술감독으로 나서며 현대 무용가 최수진의 안무, 작곡가 김택수의 음악으로 합을 이루어 춤, 대사, 음악 그리고 영상이 결합해 인간이 나아가야 하는 길에 대한 이야기를 달의 변화와 흐름에 담았고, 임채묵 작가의 소설을 판소리 드라마로 선보인 안이호의 ‘야드’는 소설의 내용이 움직임과 판소리로 이미지화 되며 안이호가 원작을 읽으며 느낀 감상과 머리에 남은 잔상이 현대무용가 금배섭의 연출로 무대로 옮겨졌다. 이를 통해 밴드 이날치의 멤버로도 활동 중인 소리꾼 ‘안이호’의 새로운 면모도 엿볼 수 있었다. ‘디어 루나’와 ‘야드’는 통영국제음악제 자체 제작 세계 초연 작품으로 음악제의 정체성인 창조적 프로그래밍을 보여주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윤이상의 음악세계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진 오보이스트 잉고 고리츠키가 이끈 이마주 공연은 김유빈, 백주영, 이강호, 김태형이 참여하여 동서양의 예술적 심상의 소통을 테마로 윤이상의 ‘피리’, 윤이상의 ‘이마주’와 드뷔시의 ‘이마주’를 나란히 감상할 수 있는 독특한 프로그래밍으로 클래식 음악 팬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특히 음악제 기간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의 플루트 수석으로 활발히 활동하면서도, ‘이마주’ 공연과 플루트 리사이틀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넘나드는 김유빈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외에도 바이올린과 피아노 듀오, 피아노퀸텟, 현악육중주, 퓨전 판소리, 재즈 등 다양한 연주형태와 프로그램에 실력 있는 연주자들이 펼쳐내는 밀도 높은 호흡이 더해져 관객들은 공연선택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다.

또한 현대음악이 창작되고 유통되는 활발한 플랫폼으로 기능하며 독일문화원과 통영국제음악재단의 공동주최로 지난 7년간 진행된 아시아작곡가쇼케이스는 새로운 포맷을 약속하며 마지막 수상자를 선정하고 그간의 성과를 함께 나누었다. 한국 현대음악계의 거장이고 윤이상의 제자였던 2020년 타계한 작곡가 강석희 선생의 대표작을 앙상블 아인스가 연주하며 현대음악이 음악제의 본질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음을 증명하였다.

2021 통영국제음악제는 베토벤의 웃음과 모차르트의 눈물이 교차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베토벤 교향곡 제8번과 모차르트 레퀴엠이 연주된 폐막 공연에서는 소프라노 임선혜, 메조소프라노 김선정, 테너 파벨 콜가틴, 베이스 박종민,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 대전시립합창단이 출연하며 사샤 괴첼이 지휘를 맡았다. 특히 마스크를 쓰고도 부족하지 않은 전달력과 사운드를 선사한 합창단의 연주는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고 관객들은 레퀴엠의 연주가 끝난 뒤 박수와 갈채를 자제하며, 수준 높은 감상 매너를 보여주는 동시에 모두가 한마음으로 코로나19로 희생된 이들의 넋을 기리는 위로의 시간을 함께하였다.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취소 사태를 맞은 2020년의 경험을 교훈으로 삼은 통영국제음악재단은 ‘변화하는 현실’이라는 주제에 발맞춰 열흘간의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안전한 운영을 최우선에 두고 철저한 방역 및 안전관리 체계를 사전 수립하였다. 축제 시작 직전까지도 인근 도시의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더욱 긴장감을 가지고 재단은 방역당국의 기준보다도 엄격하게 자체 수립한 운영원칙에 따라 안전한 축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다. 특히 음악제에 참여하는 전체 연주자 및 운영인력(스태프, 자원활동가, 방송인력 등)이 사전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여 음성여부를 확인하고 합류하였으며, 공연장 운영 시간 또한 제한을 두는 동시에 관객들의 음악당 및 주변시설 출입 동선을 관리하는 체크인 스테이션을 운영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음악제의 모든 공연은 객석을 50%만 판매하였고 객석간 한 칸 띄어 앉기를 원칙으로 하여 방역당국이 지정한 가이드 라인보다도 보수적으로 현장의 객석을 운영하였다. 대신 전 공연 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하여 제한된 객석으로 인한 입장인원의 아쉬움을 달래고,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지친 시민들에게 지역적 한계를 넘어선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자 하였다. 스트리밍 영상에도 고스란히 전해진 실황 공연의 분위기 그대로 음악제 전 공연의 무대 하나하나는 코로나19로 한동안 침체되었던 분위기에서 간절히 무대를 기다리던 관객, 연주자, 운영 스태프 모두가 하나되어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휘했다.

통영국제음악재단은 금번 음악제의 성공적인 개최로 움츠려 들어있던 클래식 공연계, 나아가 전체 공연업계가 안전한 운영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연주자, 관객, 운영진 모두가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활발한 공연무대가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며, 운영 방안에 대한 노하우를 관련 업계 관계자들과 공유하여 대한민국 공연예술계의 정상화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전했다. 

통영국제음악당에서는 음악제 이후로도 TIMF앙상블 마스터 시리즈: 체임버 심포니(5월 1일), 크론베르그 프렌즈 콰르텟(5월 16일), 일 포모도로 바로크 오케스트라(5월 23일), 비엔나-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6월 25일) 등 알찬 기획공연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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