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와 정부에 친북인사
, 빨갱이로 낙인찍혀
‘아버지를 아버지
’라 부르지 못하고 있는 통영은 윤이상 선생의 신원을 회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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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고향을 그리며 이국땅 독일에 묻힌 윤이상 선생의 기념관이 ‘도천테마파크’로 불리고 있으며, 윤이상국제음악제가 통영국제음악제로 불리고 있는 현실을 고향 후배인 우리들은 그분과 그분의 부인,딸에게 얼굴을 들 수 있을까?
지난 G20 정상회의에 참석차 독일에 방문한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통영의 동백나무를 1호기에 싣고 가 독일 윤이상 묘소에 심는 장면이 대서특필 되면서 이제는 윤이상 선생의 이름을 떳떳하게 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1967년 동백림사건(동베를린)으로 간첩혐의를 받아 옥고를 치루었지만, 그 이후 이 사건은 과장됐다며 정부는 관련자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과거사진실위원회의 권고도 있었으며, 빨갱이라는 낙인은 이제 벗어나게 해 주어야 한다.
또 ‘통영의 딸 신숙자와 두딸’의 남편이자 아버지인 오길남 박사의 윤이상 선생에 대한 일방적 진술을 믿고 오길남 박사의 가족을 북한으로 가도록 회유했다는 둥, 부인과 딸들을 버리고 도망나온 오길남 박사를 윤이상 선생이 가족이 있는 북한으로 돌아가라고 한 것에 대해 보수단체들은 윤이상 선생의 흠짓내기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윤이상 선생측의 이야기는 완전히 다른 면이 있다. 윤이상 선생의 서독한인회보에 실린 친필문서에 따르면, 오길남 박사가 처음 입북한 당시에는 윤이상 선생이 오길남 박사와 입북에 대한 논의를 한 적이 없으며, 1986년 오길남 박사가 혼자 탈북해 왔을 때 처음 전화가 와 입북사실도 알게 됐다.
윤이상 선생이 하노버 공연이 있을 때 오길남 박사를 자신이 묵고 있던 호텔에서 처음 만났으며, 오길남 박사를 위로하고 윤이상 선생의 그동안의 가족 귀환에 대한 북한 측과의 교섭과정을 설명해 주었다고 한다.
그 이후 1987년 윤이상음악제에 참석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했을 때 오길남 박사의 가족을 서독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그곳의 최고 실무책임자와 단판을 했으나, 북한 측은 오길남 박사가 방문차 북한에 온 사람이 아니며, 미국과 서독에 북한 측의 많은 정보를 제공해 위법행위를 저질렀으며 북한의 위신을 국제적으로 추락시켜 가족 귀환이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오의 가족 면담을 거부됐지만, 편지와 녹음테이프, 사진 등을 가져와 오길남 박사에게 전달했으나, 녹음기에서 나오는 아내의 간절한 목소리에도 태연한 오길남 박사가 ‘이제 가족 찾는 것을 단념했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호통을 치며 ‘다시는 내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쫓아냈고 이것이 오길남 박사와 마지막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죽은 자는 증명할 수 없으니 답답한 노력이지만, 지금이라도 윤이상 선생에 대한 진실을 연구하는 지속적인 활동으로 윤이상 선생을 이념의 올가미로부터 풀어주어야 할 의무가 우리 후배들에게 있는 것 같다.
윤이상의 선생에 대한 연구의 첫 걸음은 태어난 곳 생가가 어디였는지를 규명해 불필요한 논쟁을 종식시켜야 한다. 아직도 산청과 통영 중 어디서 태어났는지에 대해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둘째로 오길남 박사의 진술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시급한 것 같다. 생존해 있는 오길남 박사가 살아있을 때 자신의 입으로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주어 윤이상 선생의 이름에 흠을 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여하튼 위대한 예술인이 죽어서도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있고 그 공과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아픔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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