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친일청산을 위한 통영시민연대'는 일제강점기 때인 1933년 당시 경찰서 청사 건립비용을 기증한 故 김덕보 공적비를 철거하고 경찰서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통영경찰서 건물 뒤편에 세워져 있는 이 공적비는 김덕보씨가 1933년 청사 건립비용으로 17만엔(시가 30여억원)을 기증한 것을 기리기 위해 1959년 태평동 청사에 처음 세워진 후 1982년과 2005년 경찰서 이전 때마다 옮겨왔다.
4일 기자회견을 개최한 이 시민연대는 "김덕보씨가 신사 조영비로 1,500원을 헌납하고(부산일보 1939년 8월 5일자), 통영경찰서 신축비용으로 12만원을 헌납한 사실(부산일보 1939년 8월 5일자, 1941년 5월 15일자)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한 민족문제연구소에서는 지난 2008년 김덕보씨의 친일행적을 발굴했으나 친일인명사전 명단이 발표된 이후인 관계로 보유편에 수록확정 심의대상자로 분류돼 있다고 밝혔다.
시민연대는 "1933년은 일제가 만주사변을 일으키고 민족말살통치를 하던 시기로 수많은 애국지사들을 잡아가 감금, 고문, 살상을 자행하고 민중들을 대대적으로 수탈하는 선봉에 섰던 일제경찰에게 17만엔이라는 거액을 청사건립비로 기증했다는 사실은 명백한 친일반민족행위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또 "통영경찰서가 명절마다 제사를 지내왔으며, 그 후손을 찾아 감사패를 전달한 것은 반역사적 행동으로 통영시민의 자긍심에 상처를 안겨주었음은 물론 국민에게도 수치를 안겨주는 처사"라고 밝혔다.
시민연대는 "통영경찰서는 이 잘못된 처사를 그릇된 역사인식에 대한 성찰의 계기로 삼아 바른 역사관과 정체성을 정립해 故 김덕보 친일행적에 대한 기념사업 즉각 중단 및 공적비를 즉시 철거함과 동시에 독립지사의 영령과 통영시민, 그리고 국민 앞에 마땅히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민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다음과 같이 촉구했다.
△통영경찰서는 친일행적이 명백한 고 김덕보기념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김해인김씨덕보경찰청사건립공적비를 완전 철거하라 △통영경찰서장은 반역사적 친일행적기념사업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독립지사의 영령과 통영시민, 그리고 국민 앞에 공개 사과하라 △통영경찰서는 다시는 이와 같은 수치스러운 몰역사적 형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를 약속하라
기자회견을 마친 시민연대는 통영경찰서를 방문해 이순용 서장에게 성명서를 전달하고 공적비 철거를 요구했다.
송도자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 대표는 "경술국치 100년이 되는 올해 이 같은 일이 일어나 실로 참담한 마음이다. 이번을 계기로 역사정의를 회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순용 서장은 "공적비 철거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김덕보씨가 친일을 했다는 부분도 더 고증하고 검토해 신중히 처리해야 함으로 추가 조사후 객관적 검증이 이뤄진다면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서장은 "김덕보씨가 통영중학교 건립비용을 기증하고 독립운동가에게 군자금도 준 사실이 있는 것으로 안다. 한 부분만 가지고 친일로 모는 것은 옳지 않다. 한 사람의 평생 종합적인 행적을 보고 평가돼야 할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올바른 친일청산을 위한 통영시민연대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 민주노총거제지부통영연락소, 통영진보연합, 통영여성장애인연대, 민족문제연구소통영모임 등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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