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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02월24일 14시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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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정동영 도의원(통영)
2021아침, 통영의 미래를 생각하다


<2021아침, 통영의 미래를 생각하다.>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조국을 구했던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곳,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중심에서 찬란한 문화와 격조 높은 예술을 꽃 피워냈던 곳! 우리 통영의 또 다른 이름이다.

영남, 호남, 호서의 수군을 관할하던 삼도수군통제영에서 통영이란 말이 유래되었듯이, 통영의 역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이곳에 통제영을 자리 잡음으로써 시작되었다. 이후 통영은 군사도시로서 또한 남해안 물산이 모이는 교역지로서 발전을 거듭하면서 통영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왔다. 이를테면 서울의 지체 높으신 관리들의 미적 수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12공방으로 대표되는 조선 최고의 공예품이 생산되었고, 통영갓, 통영소반, 통영자개장으로 대표되는 “메이드 인 통영”을 앞세워 조선팔도에 통영을 각인시켰다. 생전에 박경리 선생도 상대에게 통영이 고향이라고 하니 통영 자개장을 구해달라고 했다는 일화를 말씀하실 정도였으니, 통영은 그 자체로 이미 최고급 명품 브랜드였다.

또한 멸치를 비롯한 풍부한 수산 자원은 통영을 먹여 살리는 젖줄로 근대적 자본이 축적되기에 충분하였고, 상공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전체의 절반을 넘어 개항지가 아니었음에도 일찍이 도시가 형성되었다. 그 결과 통영은 20세기 초부터 부산, 마산, 진주와 더불어 경남 4대 도시로서 그 위상이 당당했으며 부자 도시로도 명성이 높았다. 실제로 일제강점기 때 조사에 의하면 통영읍민의 40% 정도가 부재지주로 전국에 산재한 농경지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은 이를 잘 말해준다.

이러한 넉넉한 경제력에 수준 높은 미적 의식이 더해지다 보니, 하늘의 은하수와 같이 수많은 문화예술인이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라났다. 시인 유치환·김춘수·김상옥, 소설가 박경리·김용익, 화가 전혁림, 작곡가 윤이상 등 거장들의 자취는 아직도 선연하다. 정량동 뒷골목에서 파이프를 물고 이영도 시인에게 편지를 부치러 통영우체국으로 향하는 청마 선생이나, 남망산 어느 기슭에서 화구를 펼쳐 놓고 스케치 구상에 몰두 중인 전혁림 화백의 모습은, 통영시민이면 누구나 기억하는 아련하고 정다운 장면일 것이다.

이렇게 물건이든 사람이든 최고만 모여들던 통영이 어느 때부터 사람도 물건도 서서히 떠나가는 도시가 되었다. 혹자는 통영을 떠받치던 수산업이 예전만하지 못해서 그렇다고 말하기도 하고, 또 다른 이는 조선 경기의 불황 여파 때문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통영의 가치를 너무나 당연시하면서 통영만의 색깔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우리 자신들의 노력이 부족한 까닭이 제일 크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필자는 지역개발과 산업혁신을 통해 살고 싶은 통영을 만들고, 통영만의 색깔로 문화예술을 진흥하고 관광도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을 자치역량으로 이루어낼 것을 제안한다.

이른바 통영혁신 프로젝트(Tong-young Innovation by Local Autonomy project )인 TILA (T=Tour(관광), I=Industry(산업), L=Learning(시민교육), A=Arts(예술)을 의미하며, 튀어라를 통영말로 티라로 말하는 것과도 상통함)를 통해 이러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필자는 앞으로 3주간 연재를 통해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며 통영의 밝은 미래를 모색해 보고자 한다.

제2주 : 살고 싶은 통영을 만들자 (지역개발 및 산업편)
 - 한산대첩교, 남부내륙철도 개통 등 지역 SOC 산업
 - 수산업, 제조업, 서비스업 등 뿌리경제 살리기

제3주 : 통영만의 색깔을 만들자 (문화예술 및 관광편)
 - 통영만의 유무형 문화유산에 대한 재발견
 - 시민스포터즈 등을 통한 창의도시로서의 통영
 - 대규모 자본주도가 아닌 시민 주도의 새로운 투어리즘 모델 발국
    (새로운 모델의 해상케이블카 설치 등)

제4주 : 새로운 통영의 시작, 자치역량으로 이뤄가자 (민간-행정협력모델)
 - 관치행정이 아닌 조력자로서의 행정
 - 민간의 역동성과 자율성을 제고할 행정의 역할
 - 시민주도의 자치역량 강화를 통해 모두가 주인 되기 프로그램
 - TILA를 통해 분야별 목표 달성


*살고 싶은 통영을 만들자 (지역개발 및 산업편)

조선후기 베스트셀러의 하나로 이름을 날렸던 이중환의 택리지(擇里志)라는 책이 있다. 사는 곳을 택한다는 책의 제목과 같이 전국의 여러 곳을 여행하고 살기 좋은 곳을 설명한 책이다. 이 책에서 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이 바로 생리(生利)라는 경제적 조건인데, 그것은 교통의 편리함과 산업적 생산력에서 나오는 경제적 이득을 중시했다. 즉, 아무리 지리(地理)나 산수(山水), 인심(人心)이 좋은 곳이라도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살기 어렵다는 뜻과 상통하며, 이러한 주장은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 통영을 보자. 일 년 내내 온난한 기후와 한려수도의 수려한 경관 그리고 철마다 가득히 식탁을 채우는 싱싱한 수산물들은 가히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곳임에 틀림없다. 남해안 일대의 경승지가 많지만, 경제적 이익의 교역이 활발한 통영이야말로 생리(生利)가 제일인 곳이어서 남해안 제일의 도시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산업화 이전의 사회에서, 농촌에서는 토지 생산력이, 그리고 어촌에서는 어획고가 바로 그 지역의 경제력이었다. 따라서 어느 땅에서 무엇이 더 많이 생산되고 어느 바다에서 고기가 더 많이 잡히는가가 곧 경제력의 척도였으므로 자연 발생의 조건에 따라 취락이 형성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 통영은 천혜의 어업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일찍부터 잡는 어업의 한계를 간파하고 굴을 비롯한 각종 수산물을 양식하여 어업에서의 일대 혁신을 선도하여 자연적 한계를 일찍부터 극복했었다.

그 밖에도 자연 발생적으로 발달한 조선업을 지역의 특성에 맞게 특화한 것이라든지, 과거 관청에만 납품하던 각종 공예품들을 민간의 수요에 맞게 기업화한 나전칠기 공장의 사례 등은 모두 통영 사람들이 가진 혁신적인 생각으로 현실을 타개한 위대한 사례라고 할 것이다.

지금의 상황은 어떠한가? 고기가 안잡힌다고, 조선업이 불황이라고, 관광객이 들지 않는다고 그저 손을 놓고 있을 것인가? 생각해보면 예전 우리 선조들이 겪었던 극심한 상황과 비교해본다면 지금의 상황이 훨씬 더 나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런 생각을 해 본다. 고기가 잡히지 않는 것을 탓하지 말고 어떠한 고기를 손님들이 더 원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 고기는 어떻게 더 잘 기를 수 있는지, 그 고기의 부가가치를 어떻게 더 높일 것인지 고민해보자는 것이다. 조선업도 마찬가지다. 거제에 있는 대규모 조선업과 차별화할 수 있는 요인은 무엇인지, 아니면 거제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조선업은 무엇인지 등 끊임없이 고민하고 혁신해야 한다. 관광업도 같다. 어떻게 하면 손님들을 더욱 친절하게 유치할 수 있을까, 손님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며 그것들을 통영의 여건과 어떻게 연계시킬 것인가 등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즉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느낄 수 없는 차별화된 통영만의 관광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남부내륙철도가 완공되면 서울에서 통영까지 2시간 반으로 소요 시간이 줄어들게 되고, 지금 추진 중인 한산대첩교가 완공된다면 통영과 인근 도서 사이의 교통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철도와 도로 교통의 인프라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이러한 이점을 활용해 우리 통영 경제의 3대 축인 수산업과 조선업을 비롯한 제조업 그리고 관광업 등에 경제적 온기가 퍼져 나갈 수 있도록 지금부터 모색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고민에서부터 과거 통영의 화려한 영광이 재현될 것이며 살고 싶어하는 통영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경제력이 있는 곳에 사람이 모인다는 당연한 명제가 통영에서도 다시한번 증명되길 간절히 바란다.
통영만의 색깔을 만들자 (문화예술 및 관광 편)

통영의 역사는 한마디로 바다의 땅에 꽃피운 통제영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즉 바다와 통제영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에 의해 통영의 독특한 문화가 형성되었다. 바다가 기본이 되니 진취적이고 개방적인 태도에 허례를 싫어하는 실용성이 바탕이 되었고, 통제영이라는 고급 관료제 문화가 추가되니 세련된 미적 의식으로 아름다움이 더해졌다.

통제영 12공방에서 파생된 여러 공예품들, 예컨대 통영갓, 통영소반, 통영 나전칠기는 전국 제일의 명성을 가졌었고, 통영오광대나 승전무, 남해안별신굿 등의 국가무형문화재들은 통영이 민속문화의 보고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음을 세상에 드러내기도 했었다. 이러한 통영의 찬란한 유·무형적 문화유산 속에서 등장한 걸출한 문화예술인들은 통영을 빼고는 감히 한국예술계를 말할 수 없는 수준이 되어 예향 통영으로서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도 했다.

이렇게 신비하고도 수준 높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통영에 어찌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을 수 있으리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터주대감인 통영에 가면 수려한 자연경관을 둘러보며 싱싱한 수산물을 값싸게 맛보고 격조 높은 문화까지 누릴 수 있으니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이에 통영시에서도 미륵산케이블카를 비롯한 대단위 위락시설을 만들기도 하고 각종 예술대회나 체육대회를 유치하여 관광도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기도 하였다. 특히나 민간에서 시작된 동피랑 벽화마을 조성사업은 전국의 벽화 그리기 열풍의 원조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과 관심을 받았었다.

이러한 통영의 문화예술과 관광은 통영이 가진 유·무형의 자산을 민간보다는 관에서 주도하여 이끌어 나간 측면이 크다고 평가된다. 그러한 결과 민간의 역동성이나 자율성이 위축되고 관 주도의 획일적인 모습이 크게 부각되어 통영만의 색깔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일례로 통영은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되었는데, 이미 지정된 독일의 하노버나 영국의 글래스고, 일본의 가나자와 등에 비해 통영의 지명도나 명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례로 통영의 국내 도시브랜드 순위는 130위권으로 도내의 창원(10위)이나 진주(30위)에 비해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렇게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는 통영의 도시 브랜드를 제고하려면 민간의 자율성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는데, 그것은 이른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지원불간섭의 원칙을 확립함으로써 가능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 제주는 보편화 된 해외여행의 여파로 국내의 매력 없는 관광지로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던 적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한 것은 관이 아닌 민간이 주도가 된 제주올레재단에서 제주만의 매력을 홍보함으로써 가능했던 예는 통영에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즉, 통영만의 확실한 색깔을 관이 아닌 우리 시민들의 노력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러한 색깔이 만들어져야만 사람들은 그것으로 통영의 가치를 이해하고 느끼기 위해 통영으로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남부내륙철도가 개통되고 가덕도 신공항이 들어서게 된다면 통영의 접근성은 비약적으로 나아질 것이다. 이러한 획기적인 전기를 맞이하여 기존의 관 주도 대규모 사업을 지양하고 시민이 주인이 되는 이른바 시민주도형 투어리즘(Citizen-Led type Tourism)이 통영에서부터 자리잡아 통영의 문화예술도 알리고 도시브랜드 가치도 제고해 통영형 관광산업이 활성화되길 기대해 본다.

*새로운 통영의 시작, 자치역량으로 이루어 가자 (공공·민간 협력모델 모색)

작년에 국회를 통과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올해 1. 5.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최종 공포되었다. 1987년 제6공화국 헌법에 따라 지방자치제가 부활되고 거의 34년 만에 이루어진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은 종래 강집행부 약의회의 모델에서 벗어나, 의회에 각종 권한을 부여하여 한쪽으로 치우쳤던 지방권력을 고르게 했을 뿐만 아니라 주민의 다양한 지방자치 권리를 확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마디로 행정이 아닌 주민이 주인이 될 수 있게 해 놓았으니 주민의 역량껏 지역을 발전시키라는 것이 이 법의 개정 취지라 하겠다.

이러한 지방자치법의 변화에 발맞추어 우리 통영의 현안을 해결하고 발전해 나가려면 결국 관에 기대기보다는 자치역량을 확충해서 시민 스스로가 주인의식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필자는 연재의 첫머리에 TILA 운동을 제안한 적이 있다. 즉, 통영혁신 프로젝트로 관광(Tourism)과 예술(Arts), 산업(Industry) 등의 현안을 시민이 스스로가 학습하여(Learning) 자치역량으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 통영시의회, 도의원 등이 하나가 되고 대외적으로는 출향인과 통영 발전에 관심 있는 전문가 그룹 등이 하나가 되어 통영발전 ⌜TILA 100인 회의⌟를 구성하는데, 이때 일반 시민들은 100인 회의에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할 수 있게 해서 TILA 100인 회의가 단순히 자문기구화 하는 것을 방지하고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한다.

이렇게 해서 100인 회의에 오른 시민들의 여러 제안들이 다시 TILA의 각 영역으로 환류하게 해서 통영시가 이를 집행하는 구조를 만들게 해 민간의 자율성과 역동성이 정책에 녹여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것은 기존의 관 주도 상의하달식의 탑 다운(Top-Down) 방식이 아닌 민간의 하의상달식 바텀 업(Bottom-Up) 방식인 것으로 통영시는 집행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할 수 있어 자칫 발생할 수 있는 과도한 재량권 행사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민간의 자치역량을 TILA 운동을 통해 100인 회의로 녹여 내고 그것을 다시 시에 집행할 수 있는 구조적 매커니즘을 만들어 누구나 통영의 주인으로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그를 통해 다시 자치역량을 강화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자는 것이다. 또한 이에 더불어 TILA의 하부 조직으로 세분화된 분야별 센터를 만들어 이들 정책이 잘 이루어지는지도 파악하고 환류기능도 보완해 나가게 해서 정책의 실질화가 가능하게 해야 할 것이다. 

생각해보면 통영의 화려했던 영광의 시간들도 모두 관이 아닌 시민들의 노력이 최고치에 달했을 때 가능했었다. 수준 높은 시민들의 의식이 살아있는 통영에서는 반드시 통영혁신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통영인의 DNA에는 아직도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장인정신과 끝장을 보고야 만다는 열정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을 계기로 TILA 운동이 활성화되어 통영발전의 전기가 마련되길 기대하면서 연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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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규 (kcally@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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