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형 관광을 위한 통영의 야간경관조성사업 시행을 바라며>
얼마 전 청도 프로방스를 다녀왔다. 경상북도 청도군은 화랑정신과 새마을운동의 발상지로 소싸움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관광인프라가 잘 갖춰진 또 다른 아름다움과 매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청도 프로방스는 날씨에 관계없이 365일 연중무휴 빛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2012년 60,500㎡ 전역에 프랑스의 프로방스 마을을 모델로 1천만 개의 LED 조명이 은하수처럼 펼쳐지는 러브러브 빛 축제가 상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0년 봄부터 경복궁과 창경궁의 야간 특별 개방이 시작되면서 궁궐이 야간 명소로 손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경주의 첨성대, 안압지도 역사적 건축물과 명소도 야간 경관으로 유명하다. 세련되지만 차가운 현대건물의 야경과는 다른 고풍적이고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새로운 관광 명소로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관광하면 통영시도 전국에서 둘째가라고 하면 아마 서러움을 느낄 것이다. 570개의 섬과 바다로 어우러진 천혜의 풍광이 관광의 보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관광에 대한 자부심이 통영시민의 머리와 가슴에 깊이 새겨져 있다고 생각된다. 이를 활용하여 관광객 유치를 위한 섬 개발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빠르게 변화하는 인간의 삶의 방식은 관광에도 어김없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관광의 트렌드가 과거의 대규모 단체관광에서 가족과 연인 그리고 친구 등 소단위 여행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등 체류형 관광으로 변화하고 있다.
잠시 스쳐지나가는 관광으로는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통영에서 하루라도 숙박을 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가운데 먹고 보고 느끼고 즐기면서 또 떠날 때에는 양손에 지역특산물이 쥐어져 있어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우리 통영의 관광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과거에는 통영의 밤이 낮보다 더 아름다웠던 적이 있었다. 통영8경의 하나인 통영대교 야경 그리고 충무교와 그 밑의 운하를 아름답게 비추는 불빛은 그야말로 바다와 육지와 하늘이 조화를 이루어 전국의 방송을 비롯한 각종 언론매체의 최고의 촬영 장소 중의 하나로 손꼽혔으며 관광객들이 추억을 남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시민문화회관, 아파트 벽화 등 야간을 아름답게 밝히던 불빛이 언제부터인가 하나 둘씩 꺼지고 사라져 가면서 밤의 아름다움은 그 자취와 흔적을 감추었다. 더 이상 통영에는 아름다운 밤이 없게 된 것이다.
통영은 야간에 여행할 곳이 없다고 한다. 결국 요즘 관광 트렌드에 따라가지 못한다는 방증일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야간에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청도와 파주의 프로방스는 사뭇 다르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밤의 아름다움을 직접 느끼기 위하여 방문하고 있다. 실제로 가보니 그 아름다움에 몸과 마음이 동화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서 생각나는 한 가지, 밤이 아름다운 통영을 다시 만들 수 없을까? 결론적으로 가능하다고 본다.
먼저 앞의 청도 프로방스의 사례를 벤치마킹해보면 남망산공원 전체에 야간경관 조성사업을 실시하는 방안이다. 남망산공원은 접근성과 가시적인 조망권, 주변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볼 때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기에는 최적의 장소로 생각된다.
공원 내의 시민문화회관, 조각 작품, 각종 조형물, 수목 등에 조명을 설치하여 야간에 개장하면 인근의 중앙시장, 동피랑, 한산대첩 병선마당, 서호시장, 삼도수군 통제영 그리고 향후의 강구안 친수공간 등 관광시설과 연계하여 체류형 관광지로서의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되며, 사업 시행과 운영은 민자유치 또는 통영관광개발공사가 적정할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앞에서도 언급한 그동안 관리부실, 예산부족 등으로 중단되었던 각종 야간경관조명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여 시행가능여부를 정확히 진단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
야간경관이 조성된 도시의 빛 환경은 도심을 밝히고 안전하고 아름답게 만들뿐만 아니라 야간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품격을 높여줌으로써 도시의 문화적 척도가 되고 있다.
도시의 야간경관 환경이 조명 연출을 통해서 참신하게 디자인하고 개선되면 도시이미지 관광 자원 및 문화도시로서의 경쟁력 확보도 가능하여 관광효과가 증대되어 나아가 관광 수입을 증대시키는 효과도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러나 빛 공해 심각성을 인지하여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상황조명과 보행자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 전문가 의견을 듣고 최소화하여 민원발생이 없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아무쪼록 체류형 관광을 위한 야간경관조성사업 시행으로 ‘통영의 밤은 낮보다 더 아름답다’는 것이 현실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06: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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