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데이뉴스 : <기고>통영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주임 박준병

<호국 보훈의 달, ‘6월’을 통해 살펴 본 대한민국>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다. 6월을 특별히 국가에서 그렇게 지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근현대사를 통틀어 유독 6월이 주는 무게감과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호국 보훈과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새겨보기 위하여 우리 역사속 6월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첫 번째로 1926년 순종의 인산일을 계기로 일어난 6‧10 만세운동을 들 수 있다. 6‧10 만세운동은 일제의 수탈 정책과 식민지 교육 정책에 반감을 가지고 있던 우리 민족이 순종의 죽음을 계기로 그 감정이 고조되어 일어난 사건이다. 사회주의 세력의 계획은 사전에 발각되었으나, 조선 학생 과학 연구회를 비롯한 학생단체는 순종의 인산일에 맞춰 만세 시위운동을 전개하였다. 시위운동은 점차 시민들이 합세하여 대중운동으로 확대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민족주의 계열과 사회주의 계열간의 대립이 극복‧연대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는 민족 유일당 운동의 발판이 되었다. 6‧10 만세운동은 일제강점기의 힘든 상황 하에서도 그들의 부조리에 대항하여 민족의 생존과 조국의 독립을 기어이 이룩해야겠다는 우리 학생들의 결심을 행동으로 보여 준 사건이었다. 이러한 불굴의 의지와 태도는 지금도 본받아야할 호국정신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살펴볼 역사는, 가슴 아픈 민족의 비극 6.25 전쟁의 발발이다. 1948년 유엔소총회에서는 선거의 감시가 가능한 지역에서의 총선거를 결의하여 그해 5월에는 남한에서만의 선거가 행하여졌고, 8월에는 대한민국정부가 수립되었으며, 그해 12월의 제3차 유엔총회는 한국을 ‘유일‧합법 정부’로 승인하기에 이르렀다. 한편, 북한에서는 김일성을 중심으로 하여 ‘최고인민회의’선거를 실시하여 9월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선포함에 소련을 비롯한 공산제국은 이를 승인하기에 이르렀다. 이로써 한반도에서는 남북한이 각각 별개의 정권을 수립함으로써 분단을 공식화화였다. 시기의 차이와 정당성의 문제는 있지만, 남과 북 모두 선거를 통해 국가재건에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분단의 결과로 한국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낳았고, 이는 우리 민족에게 가장 아픈 ‘6월’이 되었다. 아프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상기해야할 역사가 한국전쟁이 아닐까.

마지막으로는 살펴볼 역사는 1987년 6월 항쟁이다. 제5공화국의 말기인 1987년 1월 14일에 물고문으로 서울대생 박종철군이 죽은 사건이 일어났다. 마침 그 때는 대통령을 직접선거로 뽑을 것이냐, 간접선거로 뽑을 것이냐 하는 논의가 뜨겁던 때였기 때문에 이 사건은 큰 파문을 몰고 왔다. 순결한 한 대학생을 고문으로 죽여놓고서도 발뺌을 하는 그 부도덕성이 국민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던 것이다.
이런 흐름에 위기를 느낀 당시 정권은 4월 13일, 대통령 직선을 위해 이른바 “호헌조치”를 발표하였다. 이에 국민들은 더욱 큰 분노를 느끼면서 불같이 일어났다. 호헌반대 여론이 각계각층으로 번지면서 교수, 교사, 시민단체, 예술인, 연예인 등이 잇따라 성명을 발표하고 나섰다. 그러던 중에 6월 9일 연세대생 이한열군이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죽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러자 그 동안 마음으로만 지지를 보내던 시민들도 거리로 나섰다. 6월 10일, 민정당이 노태우 대표위원을 대통령후보로 추대하던 그날, 전국에서는 “독재타도”, “직선제쟁취”의 함성이 온종일 메아리쳤다. 6월 26일에 있었던 평화대행진의 날에는 전국에서 1백 80여 만명의 국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또한 항의의 표시로 자동차는 경적을 울리고, 전국의 교회와 사찰에서는 일제히 종을 쳐댔다. 더 이상 버틸 수가 없게 되자 마침내 6월 29일 노태우 대통령 후보는 국민들의 대통령 직선제 뜻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의 “시국수습을 위한 8개항”을 선언하였다.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이 빛나는 승리를 거둔 순간이었다. 이러한 6월 민주항쟁은 진정한 민주화 시대의 발판이 되기에 충분하였다.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 역사속의 ‘6월’은 일제시기와 6‧25전쟁을 거쳐 6월민주항쟁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국민들의 노력을 통해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이 결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된 숭고한 선조들의 넋을 기리고, 앞으로 역사의 한페이지로써 써나가게 될 ‘6월’의 민주주의, ‘6월’의 대한민국은 어떠한 것이 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잠시 시간을 내어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